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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1 하바나 블루스 - 뮤지션, 그리고 이별에 대한 이야기 (3)
삼거리극장2009/10/01 02:29

잔뜩 기대를 하고 본 영화 <하바나 블루스>. 예상한대로 흘러가는 줄거리는 살짝 싱거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음악이 있어 신나게 봤다. 차마 몸을 흔들 수는 없었지만 가끔씩 손가락과 발가락을 까딱거리면서 쿠바에 취했던 2시간. 어떤 장면에서는 스크린 안의 배우들의 노래가 끝난 후 박수를 칠 뻔 하기도했다.

<하바나 블루스>는 음악영화다. 하지만, 나에겐 '뮤지션들의 이야기' 보다는 '사람들의 이별'이 더 크게 머리에 남았다.

삶이란 모두 함께 걸어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으며, 종종 그 길 위의 한 접점에서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살고 있다. 때문에 영원한 관계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 영원할 것만 같은 관계가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영원'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한다는 것은 슬프지만 감내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이별'을 할 수 밖에 없는 숙명을 가진 '사람'이니까. '영원'을 떨쳐 버리자.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영원이라는 것을 기대할수록 얼마나 불안하고 초조해지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너무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제 이런 사실쯤은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익숙한 나이가 되고도 남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또 다시 '아차' 싶었다. '영원한 관계'. 가질 수 없기에 더욱 탐나는 것일 뿐. 언제 또 이별을 하게될지 모를 나의 오늘의 인연들. 소중하게 기억 속에 저장해본다. 떠나때는 가볍게 손도 흔들어 줄 수 있는 준비도 함께 해둬야지.

영화 속에서 이별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모두에게,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하며 살고 있다고,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토닥여 주고 싶다.


Posted by 슈테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