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나 블루스>는 음악영화다. 하지만, 나에겐 '뮤지션들의 이야기' 보다는 '사람들의 이별'이 더 크게 머리에 남았다.
삶이란 모두 함께 걸어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으며, 종종 그 길 위의 한 접점에서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살고 있다. 때문에 영원한 관계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 영원할 것만 같은 관계가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영원'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한다는 것은 슬프지만 감내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이별'을 할 수 밖에 없는 숙명을 가진 '사람'이니까. '영원'을 떨쳐 버리자.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영원이라는 것을 기대할수록 얼마나 불안하고 초조해지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너무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제 이런 사실쯤은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익숙한 나이가 되고도 남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또 다시 '아차' 싶었다. '영원한 관계'. 가질 수 없기에 더욱 탐나는 것일 뿐. 언제 또 이별을 하게될지 모를 나의 오늘의 인연들. 소중하게 기억 속에 저장해본다. 떠나때는 가볍게 손도 흔들어 줄 수 있는 준비도 함께 해둬야지.
영화 속에서 이별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모두에게,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하며 살고 있다고,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토닥여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