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쥐스킨트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언론과의 접촉을 죽기보다(내 생각에.--;) 싫어하고, 자신의 사적인 부분에 대해서 노출을 하는 지인이 생기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인연을 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라는 탄탄한 벽도 버거운데, 대인기피증 증세까지 보이는 그를 내가 어떤 인연으로 만나, 그것도 단 둘이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을까? 정말 답이 안나오는 상상이지만, 상상만으로도 즐거우니 일단 내 정신건강에는 좋을 것 같긴 하다는 것으로 스스로 위로 해주고 있다.
얼마 전, 영화 저널리스트 최광희님을 만났다. 내가 다니는 회사와 나름 느슨하고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분이시다.
내가 그 분을 만났다고 내 친구 혜미에게 얘기하니, 자신은 그 분의 글을 오래전부터 접하고 있는 왕팬이라며, 다음에 만날 땐 꼭 안부를 전해달라고 흥분한다. 꽤 유명한 최광희님께 살짝 미안하지만, 나는 사실 최근에서야 '3M흥업' 이라는 팀블로그를 통해서 그의 글을 접했다. (여기서 잠깐! 혜미 나쁘다. 그 분의 유쾌하고 담백한 글을 혼자만 보다니! )
어쨌든 나는 그 이후로 최광희님의 글을 각종 검색과 추적을 통해 섭렵하고 있었다. 너무나 재밌고 깔끔한 문장과 정연한 논리로 도대체가 클릭질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꼭 만나보고 싶었다. 하지만, 보아하니 무척 바쁘신 분이고 유명하신 분. 우리 회사와 인연이 있다한들 쉽게 만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또 상상하기 시작했다. 삼겹살을 굽고 소주를 마시면서, 내가 본 영화를 중심으로(그분이 본 영화를 중심으로 하면 내가 낄 틈이 없을 수 있으므로) 사소한 일상의 얘기를 사르르 녹여내는 장면이었다. 아, 좋다.
그런데 그런 상상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현실이 되었다. 그것도 벌써 두 번이나 뵙게되는 행운까지 겹쳐서 몰아쳐왔다.
TNC 파트너 블로거 간담회 때. 최광희님과 찰칵!
까칠한 최광희님
아주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글 잘 읽고 있다는 인사도 드릴 수 있었고 삼겹살도 먹고 소주도 마셨다. 아싸~ '까칠한 최광희'라는 컨셉을 갖고 있는 그 분의 까칠함은 4가지 없음이 아닌 아주 담백하고 재미난 것이어서, 대화를 나누는 내내 나는 내 눈가의 주름과 터질듯이 차오르는 양볼의 압력으로 광대뼈가 도드라지게 솟아 오르는 것은 전혀 신경 쓰지 못한 채, 마냥 즐거운 웃음을 쏟아냈다.
하지만 나는 최광희님을 만나게 됨으로써 다시 한 번 주문의 힘을 발견해냈다. 내 친구 혜미가 그토록 강조하는 마음의 주문 말이다. 내가 종종 부정적인 멘트를 날리기라도 하면(eg.'내가 000을 만날 수 일을까?), 입방정 떨지 말라며 늘 긍정의 마음으로 주문을 외우라고 무섭게 야단치던(?) 혜미의 그 조언이 상상이 아닌 현실로 차근차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제 아무리 대인기피증이 있는 파트리크 쥐스킨트라고해도 내 주문보다 강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
이 주문은 비단 사람을 만나는 일 뿐 아니라,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에서 마법을 부리고 있다. 어려서부터 생각했던 일들이 하나 둘 현실화된 것은 내 노력을 뒷받침하는 행운이 아니라, 내 주문 때문인 것 같다. '운'이라는 것은 없다. 그것도 다 마음에서 오는거다.
최광희 님, 또 뵈요. 상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