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꼬마 슈테른
" 헥헥.. 엄마엄마!! 오늘 체육시간에 달리기 해서 2등했어요!! "
헐레벌덕 현관문을 박차고 들어온 꼬마아이는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달리기도 못하는 녀석이 어떻게 2등을 한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한 엄마가 묻는다.
" 어머, 그래? 잘했네.. 몇명이서 뛴건데 2등이나 했어? "
" 두명이요."
" ..........!?.... 하하하..."
말이 2등이지 두명이서 뛴 달리기에서 그런 등수가 무슨 자랑거리라고... 엄마는 너무 기가막힌 나머지 하던 빨래를 손에서 내려 놓고 웃기 시작한다. 꼬마는 엄마의 웃음소리를 뒤로 한채 씩씩하게 뒤돌아 방으로 들어가서는 책가방을 내려 놓고 이마 위의 땀을 손등으로 훔친다. 엄마에게 자랑하고 싶어 뛰어오느라 생글생글 맺혀버린, 그 땀을 닦는다.
그 꼬마는 자라고 또 자라, 무려 서른 살의 어른이 되어버렸다. 그게 바로 나다.
엄마는 요즘도 가끔 그 일을 떠올리시며, 그땐 정말 할 말이 없었다고 말씀하시곤 한다. 난 잘 기억나지 않지만, 가만히 앉아서 그랬던 내 모습을 상상을 해 보노라면 이내 엄마와 같은 심정이 된다. 그래도 그 녀석.. 참 귀엽지 않느냔 말이다..
나를 두고 사람들은.. 세상에 대해 이것저것 불만도 많고 비관적이라 말한다. 그렇지만 난, 나만큼 낙관적인 사람도 드믈다고 늘 주장한다. 꼴등을 하고도 2등을 했다고 좋아하는 꼬마녀석이 아직은 내 가슴 속에 살아 있다.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꼴등도 2등 정도는 할 수 있고,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만큼 어려운 일이 있다면 바늘구멍을 넓히면 되지 않겠느냐고 큰소리도 칠 수 있다. 아자아자!